오디오 마니아 바이블
What the book? 2009/06/22 15:48'오디오 마니아 바이블'이란 제목의 책의 부제가 '오디오 마니아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책' 이라니...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라는 심정으로 겉표지를 열었습니다. 근데 이게 왠걸? 오디오 마니아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책이라는 부제와는 다르게 온 책이 뽐뿌의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JBL 스피커와 맥킨토시 앰프에 대한 뽐뿌는 와싸다에 물건이 올라왔을 때 '이걸 질러야 돼? 말아야 돼?' 하는 고민의 강도를 10배 쯤 높여줍니다. 특히 한동안 잊고 살았던 맥킨토시의 녹색 불빛과 파란 레벨 메터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JBL 4343의 푸른색(실제로 파란색은 아니지만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색입니다) 인클로져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게 해주는 책이죠.
이 책은 서민(!)이 누릴 수 있는 가장 럭셔리한 취미인 오디오에 관한 책으로 저자의 다양한 경험이 담겨져 있습니다. 수십년에 걸친 바꿈질로 터득한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으로 오디오파일들이 읽으면 공감할 내용들이 무척 많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책에서 언급하는 스피커나 앰프들이 어느 정도 빈티지 급의 물건들이라 요즘 물건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Cambridge Audio사의 앰프들이나(대표적으로 840A)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앰프 회사인 Audio Analogue 사의 제품들은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또한 오디오파일들 사이에 광풍처럼 불고 있는 PC-Fi 시스템에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DAC(Digital/Analog Conveter)에 관한 내용도 전혀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가형 DAC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수록하지 못한 듯 합니다.
실제로 음악을 들을 때에는 음색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인 스피커역시 저자의 음악적 취향(이 책에서 저자는 락음악에서 시작하여 헤비메탈, 요즘은 재즈를 주로 듣는다고 하더군요)이 짙게 배여 있어서 JBL 스피커에 대해서는 참 많은 지면을 할애한 반면, 우리나라 오디오파일들이 즐겨듣는 클래식 음악에 어울리는(저도 이쪽은 잘 안들어서 모르겠지만 어울린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B&W, Tannoy 계통의 스피커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이 책을 권해줄만한 분들:
- '한 100만원 정도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면 뭘 사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오디오 입문자들
- 신형 MC 275 파워 앰프에 C 30 프리앰프, 그리고 그 시스템에 JBL L-65 스피커(BOSE도 상관없습니다)를 물린 다음에 말러 교향곡 3번 정도를 들으면서 '아 소리 좋구나' 하시는 분들
- 예쁜 모양에 오디오 아날로그 사의 푸치니 세탄타나 베르디 세탄타를 구입한 후 메탈리카를 듣는 분들(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 남편이 돈만 생기면 30년도 넘은, 게다가 예쁘지도 않은 중고 '전축'을 사느라 흰머리가 많이 생기시는 부인들
- '와싸다'나 '실용오디오'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
- JBL, Mcintosh 매니아들
이 책이 필요없는 분들:
- 와싸다와 실용오디오가 북마크 되어있는 분들
이 책을 권하면 욕먹을만한 분들:
- 탄노이, B&W 매니아
술도 안마시고, 계집질도 안하며, 화투도 안치는 남자를 패가망신 시킬 수 있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자동차, 오디오, 카메라. 그 중에서도 오디오는 가장 손쉽게(자동차는 운전이라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카메라는 사진 찍는 기술도 배워야 하지만 오디오는 듣는 귀만 있으면 됩니다) 사람을 폐인으로 만듭니다. 창 밖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밤, 불꺼진 방안에서 MC 240 + C 22(구형) + JBL 4343의 시스템으로 Billie Holiday의 I'm a fool to want you 같은 곡이라도 듣게 된다면, 거기에 '시라시 잘된' 하이네켄이나 메독 한 잔을 곁들인다면 그 사람은 이미 폐인행 1등석을 예약한 겁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폐인행 1등석의 안내서적 같은 책입니다. 부디 즐음하시길~~~ 흐흐흐 (뭐냐? 이 음흉한 웃음소리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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