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뽀오츠 구락부'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0/04/25 박근영심판님, 너무하시는거 아니에요?
  2. 2009/05/11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불편한 진실
  3. 2009/05/02 미러클 두산의 힘은? (2)
  4. 2009/05/01 최홍만의 끊임없는 추락 (3)
  5. 2008/10/24 한국시리즈 최고의 '공공의 적'은?

박근영심판님, 너무하시는거 아니에요?

스뽀오츠 구락부 2010/04/25 22:18
스트라이크존: 야구경기에서 홈플레이트(home plate) 위에 가상으로 설정한 공간을 말한다. 타자의 어깨 윗부분과 유니폼 바지 윗부분의 중간점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공간으로, 타자가 투구를 치기 위해 취하는 자세에 의해 결정된다. 타자가 스트라이크존을 작아 보이게 하려고 평소와 다른 타격 자세를 취하며 몸을 웅크리거나 구부려도 구심은 이를 무시하고 그 타자가 평소 취하는 타격 자세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을 결정한다. (출처: 두산백과사전)
스트라이크 존

이치로 스즈키를 기준으로 한 스트라이크 존


이런 스트라이크 존이 오늘 넥센 히어로즈 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에선 약간 변형됐습니다.

3:4로 뒤지던 연장 10회말, 유한준의 적시타에 이어 등장한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덕 클락. 주자는 2루에 있고 안타 하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더구나 상대 투수 유동훈은 2사 까지 잘 처리한 다음,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로 흔들리고 있던 상황에서 덕 클락은 어이없는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물러나고 넥센 히어로즈는 역전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클락의 스트라이크 존

덕 클락의 스트라이크 존


그리고 연장 11회. 이종범의 안타에 2루 주자였던 안치홍이 홈으로 파고들던 상황. 공교롭게도 당시의 야수는 강건을 자랑하는 덕 클락. 홈에서는 좋은 승부가 될 듯 했지만 상대적으로 안치홍의 발은 느렸고, 덕 클락의 어깨는 너무 강했습니다. 홈에서는 이미 강귀태가 공을 잡고 홈으로 쇄도하는 안치홍을 기다리던 상황. 그리고 안치홍은 홈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안치홍의 홈 쇄도

대단합니다. 세이프입니다.


안치홍 선수가 순간 가제트로 빙의하여 로보트 다리가 나온 걸까요? 결국 흔들린 루키 고원준은 한 점을 더 내주고 프로 첫 패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개막한 지 한 달도 안되서 프로야구 관중동원 100만명을 이룬 역사적인 날입니다. 그런 오늘 열린 네 경기 중 한 경기가 연속된 오심으로 명경기가 될 뻔한 경기가 최악의 경기란 평가를 받게 되었고, 오늘 이 경기의 주심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박근영

장하십니다. 1등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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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불편한 진실

스뽀오츠 구락부 2009/05/11 13:37
1994년 박찬호 선수가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팀인 LA Dodgers에 입단하였을 때, LA Dodgers는 대한민국 온 국민의 홈 팀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토미 라소다 감독은 지금의 김인식 감독 이상의 인기를 얻으며 우리나라의 대표 감독처럼 여겨졌었고, 온 국민은 파란색 져지에 열광했었습니다. 그 후, 김병현 선수가 랜디 존슨, 커트 실링이라는 최강의 원투 펀치의 마무리를 담당하던 Arizona D-Backs에서 월드시리즈 챔피온 반지를 낄 때, 온 국민의 홈 팀은 다시 Arizona D-Backs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박찬호 선수의 MLB 데뷔 10년 후. 이승엽 선수는 아시아 홈런왕 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프로야구 팀인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하였고, 그 2년 후 드디어 일본의 국민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그것도 부동의 4번 타자였던 고쿠보를 밀어내고 4번 타자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하였습니다. 당시 한, 일 스포츠 찌라시의 호들갑은 말할 것도 없고(우리나라의 스포츠 찌라시의 설레발은 일본에 비하면 애들 장난입니다) 국내의 케이블 방송사도 엄청난 중계권료를 NPB에 지불하며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사람을 해설자로 불러들이고, 온 국민에게 경로당 한담같은 해설을 몇 년 째 방송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미우리는 '좋은 편', 요미우리를 상대하는 팀은 '나쁜 편'이 되서 말이죠. 특히 한신 타이거스 같은 팀과 경기를 할 때의 편파판정은 제가 느끼기에는 거의 WBC나 올림픽에서 국내 해설진들이 했던 수준입니다. 자,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의문. 단지 이승엽 선수가 뛰고있다는 이유 만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과연 '우리 편'이 되어야 할까요?

요미우리 자이언츠 사진출처: Wikipedia


다들 잘 아시다시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모기업은 일본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 신문사(讀賣新聞) 입니다. 그리고 이 신문사의 편집 성향은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한 마디로 딱 '조선일보' 입니다. 우리나라에 조중동 트리오가 있다면 일본에는 요미우리 신문과 산케이 신문이라는 콤비가 있죠. 참고로 산케이 신문은 일본의 2차 세계대전의 정당성을 밝히는 역사 교과서를 만든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출판사의 모기업 입니다.

요미우리 신문 본사 사진출처: Wikipedia


아, 물론 정치와 연계해서 스포츠의 호불호를 따지는 것은 '난 경상도 사람이니 기아 타이거즈는 절대 응원하면 안돼' 내지는 '내 고향이 광주인데 어떻게 내가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할 수 있어? 난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렇게는 못해' 라는 생각 만큼이나 웃기는 생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일본, 다시 말해서 한일전 이라면? 만약 이번 WBC에서 한국이 일본과 맞붙지 않고 올라가서 준우승을 했다면, 작년 올림픽에서 일본이 아닌 다른 상대를 누르고 결승전에 올랐다면 지금의 야구 열기와 같은 열기를 느낄 수 있었을까요? 제가 단언컨데 그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누르고 올라갔기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김별명이나 꽃범호는 그렇다쳐도 봉미미에서 봉열사로 단숨에 팬들의 뇌리에 각인을 시킨 봉중근이 만약 미국전에서 그런 호투를 펼쳤다면 우리의 반응은 그냥 '잘했네, 수고했어' 정도였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가 일본이었기에 미미한 선수라는 봉미미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에서 봉중근 열사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겁니다.

다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야기로 넘어와서...
일본이 한창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아시아 제패의 야심을 키우면서도(혼네) 겉으로는 미국최고!를 외치고(다테마에) 있을 때, 당시 요미우리 신문사의 사주였던 쇼리키 마쓰타로(正力松太郞)는 관동대지진으로 사옥이 소실된 요미우리 신문사를 부흥시키기 위해 라디오판 신문, 일요 석간 발행 등 다양하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사세를 키워나갔고, 1934년 일본 최초의 직업 야구단(대일본도쿄야구클럽: 大日本東京野球倶楽部)을 창단하여 베이브 루스, 루 게릭 등등 당시 최고의 메이저리그 선발팀과의 친선경기로 온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문제는...

이 쇼리키 마쓰타로라는 인물의 정치 성향입니다. 쇼리키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단숨에 일본에서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이 된 요미우리 신문을 통해 일본의 침략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미화하고 관동대지진으로 사망한 무고한 한국인, 중국인의 죽음에는 외면으로 일관했으며, 한국의 위안부 문제 역시 '직업여성이었다'라는 뻔뻔한 대답으로 일관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일본의 패망 후 A급 전범이 된 그는 CIA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석방된 후 친미주의자로 돌변했지만 그의 야심은 더더욱 마음 속 깊은 곳으로 숨겨졌을 뿐 없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후 부도칸(日本武道館) 건립에 앞장서서 일본의 무술(유도)를 전세계에 퍼뜨렸으며, 일본 최고의 야구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통하여 극미(克美)와 대동아공영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해설자와 온 국민이 열광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팀은 일본의 2차 세계대전 미화와 아시아 정복의 야심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일본 우익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팀입니다. 그리고 일본이라는 나라는 쇼리키의 유훈을 기리는 '쇼리키 마쓰타로상(正力松太郎賞)'을 제정하여 일본야구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매년 상을 줍니다. 미국 투수들에게 사이영 상 정도로 권위가 있는 이 상은 수상자가 오 사다하루, 사사키 가즈히로,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이치로, 하라 다쓰노리 등등,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이 상의 무게를 알게 될 겁니다.

또한 이런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성향은 요미우리의 선수 구성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 때 박찬호 선수의 LA Dodgers시절 감독을 했었던 데이비 존슨 감독이 처음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입은 외국인이었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첫 외국인 용벙이 1975년도에 생겼다는 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만 볼 수 있는 순혈주의의 가장 확실한 예라 하겠죠(일본 최초의 외국인 용병은 1953년도에 마이니치 오리온스에 입단한 키키 킬리 였습니다). 사실 그 이전에도 외국계가 있긴 했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최초의 퍼팩트 게임을 달성했고, 5대 감독까지 역임했던 후지모토 히데요(藤本英雄)는 사실 한국계였습니다만, 일본으로 귀화한 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고 나중에는 감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승엽 선수가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한 뒤 개막전 4번 타자가 유력해 졌을 때, 일본 언론들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사상 3번째 외국인 4번타자가 탄생했다'라고 호들갑은 내면을 알고 보면 그리 이상할 일이 아닌 겁니다. '일본인이 최고이다'를 모토로 삼고 있는 팀에서 외국인 4번 타자, 그것도 한 때 그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들의 식민지였던 나라 출신의 4번 타자를 영입한다는게 꽤나 속쓰린 일이었을 겁니다. 아직도 일본에선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말 보다 '교진(巨人)' 이라는 애칭이 더 많이 사용되는 건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진정한 세계 야구계의 거인이 되기를 바라는 일본인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이승엽 선수가 뛴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편' 내지는 '좋은 편'이 되는 상황이 답답하여 몇 자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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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클 두산의 힘은?

스뽀오츠 구락부 2009/05/02 23:45
오늘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대 롯데의 경기는 또 한 명의 신데렐라를 배출하는 스타 탄생의 장이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홍상삼 선수.

사진출처: Osen

어제 11개의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찾은 롯데 선수들을 상대로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놀라운 호투로 1군 데뷔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습니다. 단순히 기록만 보자면, '그냥 잘 한' 선수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일단, 홍상삼 선수는 오늘이 1군에서 공을 처음 던진 날입니다. 그것도 롯데를 상대로 부산 사직구장에서!!!
로이스터 감독이 한국에 온 이후, 가장 놀란 것이 부산의 응원문화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롯데 팬들의 응원은 열광적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상대편 선수를 주눅들게 한다고도 할 수 있죠. 견제구 하나에도 '마!' 라고 외치는 롯데 팬들 앞에서 홍상삼 선수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첫 2회 동안 6명의 타자 중 4명을 삼진 처리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오승환 선수의 데뷔 시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무표정한 얼굴에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와 130km대의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압박하는 그의 모습은 오승환 선수의 데뷔 모습, 그것 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선수가 2군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오늘 그의 투구는 정재훈까지 선발로 돌려야했던 두산의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주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올 시즌 시작할 때 많은 전문가들이 뚜렷한 선수보강은 없지만(오히려 홍성흔의 이탈로 공격력은 하락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래도 두산은 4강 전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지금의 야구 붐을 선도했던 작년 올림픽과 올 초의 WBC에서 9명이 하는 야구 중 붙박이 주전 3명(이종욱, 고영민, 김현수)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은 분명 강팀으로 분류되는게 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롯데를 3연패에 빠뜨린 오늘 선발 라인업 선수들을 면면히 살펴볼까요?

이종욱: 현대에서 방출된 후, 절친한 친구인 손시헌의 권유로 두산에서 테스트를 한 후 두산에 입단했습니다. 현대시절,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그 당시 현대의 라인업이 워낙 화려했던 탓도 있지요), 두산에 온 후,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번 타자가 됐습니다.
임재철: 롯데에서 데뷔했지만 삼성, 한화를 거쳐 차명주와의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고영민: 2차 1순위로 입단하였지만 이는 사실 고영민의 1년 후배인 박경수를 영입하기 위한 사전포석이었습니다. 결국 박경수는 LG에 입단하였고 손시헌이 두산에 신고 선수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김현수: 다들 잘 아시다시피 신고선수 출신입니다.
민병헌: 2006년 고졸 선수로 입단하여 혹독한 2군 생활을 거친 후 1군에 올라왔습니다. 아직 붙박이 선발은 아닙니다.
최준석: 롯데 2차 6순위 지명선수로 최경환, 이승준의 상대로 김진수와 함께 2대2 트레이드되서 두산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오재원: 2군 출신 선수입니다.
유재웅: 고졸우선지명을 받는 선수였으나 대학진학. 졸업 후, 두산 유니폼을 입었으나 교통사고 이후, 오랜 시간동안 재활 끝에 다시 주전의 자리에 왔습니다.
손시헌: 대학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신고 선수로 두산에 입단했습니다. 김민호(현재 1루 주루 코치)의 은퇴 이후, 주전 자리를 꿰차고, 유격수 부문의 터줏대감인 박진만을 제치고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최승환: LG에 입단했으나 이재영+김용의 트레이드의 상대 선수로 이성열과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원석: 홍성흔의 FA 보상 선수로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김동주의 부상으로 어제, 오늘 경기의 선발 라인업에 들었지만 어제, 오늘 모두 결승 홈런을 치며 자신을 버린 친정팀에 제대로 자신의 가치를 어필했습니다.
이재우: 내야수로 OB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으나 발목 부상으로 지명이 취소되고 경기 기록원으로 OB 베어스에 입단하였습니다. 이후 배팅볼 투수를 거쳐 선수 등록 후 중간계투요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고창성: 2008년 두산의 2차 2순위로 입단하였습니다.
임태훈: 2007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하였습니다.

비록 김동주가 빠져서 정상적인 라인업은 아니지만 고영민, 고창성, 임태훈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트레이드나 신고 선수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고영민 역시 고영민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박경수 영입을 위한 사전 포석이었으니 제대로 된 엘리트 코스를 거쳐 온 선수는 고창성과 임태훈(그리고 오늘 결장한 김동주) 정도로 밖에 볼 수 없겠네요. 오히려 이종욱이나 손시헌, 이재우 선수는 드라마의 소재로 쓸 수 있을 만큼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오다 지금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왜 두산 유니폼만 입으면 잘하나?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진필중, 박명환, 심정수, 정수근에 홍성흔까지... 심정수를 제외하고는 먹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이 선수들은 두산에서 훨훨 날다가 다른 유니폼을 입으며 야구를 그만두거나 못하고 있거나 못하거나 셋 중의 하나입니다. 왜 이럴까요?

일단 윤석환 투수코치의 말을 빌려보면 대강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인터뷰 기사보기

SK가 2년 연속 우승을 하면서 내세운 전략은 '벌떼 전략' 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다른 팀 선수들은 몸이 아프면 코치에게 가서 아프다고 한 후, 경기에 빠질 것을 요구하지만 SK 선수들은 몸이 아프면 그걸 감추느라 애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왜? SK는 붙박이 주전이 없는 팀이고, 경기에 결장하면 그것으로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한 경쟁체제는 선수 면면을 살펴봤을 때 그다지 특출나게 좋아보이지 않는 SK와 두산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보게 되는 결과로 답을 합니다. 올 시즌 시작 전에 김경문 감독의 인터뷰 중 '손시헌 선수가 유격수는 자기의 붙박이 포지션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수비만큼은 박진만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유격수'라는 평을 받는 손시헌마저 붙박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두산의 컬러입니다. 그리고 이런 두산의 모습은 마치 '지옥의 외인구단' 같은 선수들을 가지고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게 하는 큰 힘임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경쟁체제라고 할 지라도 그것만으로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코치, 특히 2군 코치의 역량이 발휘됩니다.

발야구로 대표되는 두산의 팀컬러를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김민호 주루코치, '화수분'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두산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윤석환 투수코치, 장효조와 양준혁을 뛰어넘을 유일한 선수라는 김현수를 만든 김광림 타격코치는 모두 OB 또는 두산에서 전성기를 보냈거나 데뷔를 하고 은퇴를 한 소위말하는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입니다. 2군 코치인 최훈재와 권명철 역시 비슷한 케이스죠. 또한 2군 코치들은 비교적 나이가 젊어 팀의 고참급 선수와는 같이 선수 생활을 했던 코치들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코치들보다는 마치 형 같은 젊은 코치들과 자연스레 이야기하며 자신의 기량을 닦아가고, 일정 수준이 되면 이름 값에 상관없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두산의 2군 선수들은 고달픈 2군 생활을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2군에 있지만 아직 나의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팀이 두산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2군, 신고선수라 할 지라도 수 백, 수 천 대 1의 경쟁을 뚫고 '프로'가 된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프로' 선수들의 잠재력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기량'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만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누구는 1년에 수 십 억을 챙기는 선수가 되고 누구는 신고선수가 되는 것은 누가 더 자신의 잠재력(포텐셜)을 잘 끌어내는가의 차이라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두산의 코칭 스텝이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그 무엇인가가 돋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그 무엇인가는 바로 선수들과 코칭 스텝의 '소통력'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거나 마무리 지은 팀 후배들에게 좀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일 테니까요. 그리고 두산의 코칭 스텝은 감독 부터 두산의 전신인 OB 출신입니다(원년도 우승 당시 박철순 선수의 공을 받고 마운드로 뛰어올라가 박철순 선수를 끌어안은 선수가 지금의 두산 감독입니다). 선수들과 소통하는데 훨씬 편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두산이 골수팬들에게 욕을 얻어먹는 가장 큰 이유는 프렌차이즈 스타에 대한 홀대 때문입니다. 뭐 멀리 갈 것도 없이 올해만 봐도 '안쌤' 안경현 선수와 '홍포' 홍성흔 선수를 잡지 않았죠. 두산 팬들에게는 참으로 분통터지는 일일 겁니다. 제 기억에도 두산에서 제대로 프렌차이즈 스타를 대접해 준 경우는 박철순 선수의 은퇴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전 그 경기 가서 봤습니다. My Way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박철순 선수를 보니 두산 골수팬이 아닌 사람이 봐도 자연스레 눈물이 떨어지는 감동과 아쉬움의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이러지 않고서는 '미러클 두산'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가뭐래도 김경문 감독의 업적 중 하나는 포지션 경쟁의 정착이고, 그것이 '미러클 두산'의 근본적인 힘이기 때문입니다.

두산의 경기를 보는 이유는 야구 이외에도 또 어떤 신인이 올해를 즐겁게 해줄까? 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작년에 김현수 선수가 그런 즐거움을 줬다면 올해에는 홍상삼 선수가 그런 즐거움을 줄 것 같은 예감에 기분이 좋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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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의 끊임없는 추락

스뽀오츠 구락부 2009/05/01 17:08
어제 스포츠 뉴스를 읽던 중, 최홍만 선수와 관련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겠다고 대회 후 마다 입버릇처럼 말하던 최홍만 선수. 이번엔 과연 어떤 선수가 최홍만 선수의 상대일까요?

그 상대를 본 순간,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상대가 호세 칸세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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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Wikipedia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쯤은 호세 칸세코의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메이저리그 역사 상 최초로 40-40(40홈런, 40도루)클럽을 달성한 호세 칸세코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출신 선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 슬러거 였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파문과 마돈나와의 추문 등으로 말년이 시끄러운, 그렇기에 그런 성적을 가지고도 야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엔 거리가 먼 선수였죠.

페드로 마르티네즈, 로저 클레멘스 커트 실링, 존 스몰츠, 탐 글래빈, 그렉 매덕스, 데이빗 웰스 등등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투수들이 득실거리던 그 때, 6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되었고, 무려 두 번이나 참피온 반지를 끼었으며, 네 번의 실버 슬러거상 수상, 데뷔 년도에 신인왕, 그 2년 후에 리그 MVP 등등 타자가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렸던 그가 구차해진 모습으로 원숭이들의 슬랩스틱 코미디 쇼에 출연한다는 게, 그것도 한국 나이로 마흔 여섯의 나이에, 야구를 아주 좋아하는 저로서는 호세 칸세코의 DREAM 데뷔 소식을 듣고 피천득의 수필 '인연' 중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라는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자, 이제 그의 상대 최홍만 선수입니다.
최홍만 선수는 모두 아시다시피 씨름의 천하장사 출신입니다. 그 큰 키에도 천하장사 출신답게 '60억 분의 1 사나이' 표도르의 테이크 다운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아주 안정적인 중심을 가지고 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링 위의 간디'라는 조롱을 듣고있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링 위에서의 비폭력, 무저항 정신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선수가 된 거죠.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최홍만 선수가 씨름을 은퇴하고 K-1으로 가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인터뷰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최홍만 선수는 '열악한 환경에서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가 없어서, 먹고살기 힘들어서' 라는 이유를 대며 K-1으로 가는 자신을 변명했었습니다. 그리고 일견 그의 주장은 타당해보였고(그 때나 지금이나 씨름협회는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의 기대를 받으며 모래판에서 K-1 링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는 달리 그는 점점 퇴보해가는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얼마 전에는 결국 개그맨(바비 올로건)과의 시합이라는 굴욕적인 시합마저 치르게 되었으며, 군대 문제와 가수 데뷔, 시합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나이트클럽 출연 등 경기 외적인 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는 선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몇 경기는 차마 보지 못할 것 같은 경기를 펼치고 인터뷰에서 다음 시합을 열심히 준비하겠다던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런 이상한 매치까지 가게 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 매치의 가장 큰 책임은 이런 매치를 준비한 DREAM 측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최홍만 선수가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매치를 성사시켰을까? 하는 제 의문에 답을 해주는 네 장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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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DC 인사이드 복싱갤러리


위 사진에서 웃고 있는 모습이 '이런 시합을 보여드려 국민들께 죄송하며 다음 시합에는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최홍만 선수의 현 상황입니다.

물론 훈련을 하면서 저런 프로에 출연할 수도 있습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도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었고, 밥 샙은 아예 일본에서 선수라기 보다는 엔터테이너의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둘과 최홍만의 경우는 아주 다릅니다. 우선 표도르는 누구도 이견이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이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계속 그런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밥 샙은 이종격투기 데뷔 때부터 선수라기 보다는 연예인이었으니 그런 모습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최홍만은 울먹이며 '먹고살기 위해' 천하장사의 프라이드를 버리고 K-1으로 떠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야구선수와 벌이는 슬랩스틱 코미디에나 출연하고 3류 성인방송에나 출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그를 응원했던 국민에 대한 배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경기에 이기나 지나 조롱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런 매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최홍만 선수. 지금 그에게 체력 훈련, 기술 훈련, 파이터의 마음가짐 보다도 더 필요한 건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입니다. 그걸 최홍만 선수가 깨닫지 못한다면 그는 영원히 원숭이들의 광대로 밖에 남지 못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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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최고의 '공공의 적'은?

스뽀오츠 구락부 2008/10/24 10:08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부터 맞붙었던 두산과 삼성은 당시 숙적의 라이벌이었습니다. 비운의 투수 이선희 선수가 OB의 김유동 선수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올 때 '원조 불사조' 박철순 선수와 현재 두산의 감독인 김경문 포수는 감격의 우승 포옹을 나눴습니다. 그 후 26년이 지난 지금, 대학 시절 한 방을 쓰며 같은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고 받던 김경문 포수와 선동열 투수는 달감독과 선감독이 되어 포스트시즌에서 만났습니다. 둘은 이미 지도자로서도 WBC에서 감독과 투수코치로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는, 아주 절친한 사이지요. 감독 사이의 기류가 선수들에게까지 전염되었을까요?

사진출처: 일간스포츠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그 이전의 포스트시즌에선 볼 수 없었던 훈훈한 장면이 많이 연출되었습니다. 2차전 때 이대수 선수가 '몸에 맞는 볼'인 척 하며 쓰윽 나가려고 할때, 진갑용 선수가 웃으며 이대수 선수를 잡더니 타석으로 밀치는 장면이나 5차전 때 양준혁 선수가 안타를 치고 1루에 진루하자 오재원 선수가 공손히 모자를 벗으며 대선배에게 인사하고 그 대선배는 오재원의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격려해주는 모습, 심지어 김현수는 자신의 타구에 맞은 차우찬에게 사과를 하기까지 참 보기에 좋은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한국 야구를 짊어지고 나갈 두 영건들, 아기곰 김현수와 제 2의 김별명을 꿈꾸는 박석민의 '박석민 폭행사건'은 너무나도 유쾌한 폭행사건 이었죠.

'브콜돼' 박석민 폭행사건의 전모

하지만 오늘 너무 짜증나는 기사를 한 개 봤습니다.

'공공의 적' SK와의 한국시리즈는 '전쟁'  (링크의 주소를 보시고 잘 생각하신 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이 링크는 소화불량이나 짜증, 분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작년 한국시리즈는 정근우 선수가 3루로 뛰던 이종욱 선수의 발목을 잡고, 채병룡 선수가 김동주 선수에게 빈볼을 던지고, 김동주 선수는 만류하던 김민호 코치를 밀치는 등 여지껏 제가 봤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중에서 가장 진흙탕 시리즈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다릅니다. 그 때의 질타로 정근우 선수는 '제대로' 수비를 하고있고, 무엇보다 정근우, 김광현, 이진영, 정대현 등 SK의 선수 네 명이 지난 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는데 큰 기여를 하며 지금의 야구붐을 일으키는데 일조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지금 기여를 했다고 그 때의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기사는 SK 선수들이 또 다시 뛰는 주자의 다리를 잡고, 빈볼을 던지고 할 때 나와도 되는 기사입니다. 많은 야구팬과 야구인들이 기다려온 일 년 야구농사의 수확의 축제를 '전쟁'의 대결구도로 몰아가서 무엇이 좋을까요?


SK 와이번스는 얄밉게 야구를 잘하는 팀입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을 데려오고, 김성근식 현미경 야구와 팀 내의 주전경쟁구도를 가장 확실하게 자리잡은, 그래서 남들 다 쉬는 올림픽 브레이크나 패넌트레이스가 끝난 지금도 지옥훈련을 하고 있는 그런 구단입니다. 또한 감독 자신부터 밀려나지 않기 위해 10년 전 신장암 수술을 1000승을 달성하고 나서야 고백했던 그런 독종 감독입니다. 그런 감독이 조련한 SK 선수들의 눈빛은 이현세 화백의 '지옥의 외인구단'을 연상케 합니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랄까요? 다른 팀 선수들은 몸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팀닥터를 찾아가지만, SK 선수들은 몸이 아프면 그걸 감춘다고 합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릴까봐 몸이 재산인 프로선수들이 자신의 불편한 몸을 감출만큼 팀 내의 주전경쟁은 극심합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SK 와이번스는 선수 뿐만 아니라 프런트도 아주 열심히 하는 팀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인천만큼 야구에 애증이 많은 도시가 있을까요? 인천고, 동산고, 제물포고 등 '과거의 야구명문'이 있는 도시이고, 우리나라에 가장먼저 야구가 전파된 도시입니다. 하지만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부터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까지 무려 다섯 번이나 팀 간판이 바뀌었던 도시가 인천입니다. 특히 '이제야 제대로 된 팀을 만났구나' 하며 현대 유니콘스를 반겼던 인천팬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겼던 현대 유니콘스의 만행에 치를 떨며 '다시는 인천팀을 응원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던 인천 야구팬들의 마음을 돌려놓느라 SK는 지금도 가장 많은 팬 행사를 치루는 팀입니다. 이만수 수석코치의 '팬티 세레머니'로 대표되는 SK 와이번스의 팬사랑은 다른 팀들의 프런트에도 하나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SK 와이번스가 표방한 스포테인먼트는 타 팀의 프런트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 한국시리즈의 앙금이 남아서 였을까요? 올 시즌 시범경기 중 야신은 김경문 감독을 겨냥해 "올림픽 예선에 나섰던 (SK) 투수들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대표팀에 보냈더니 고맙다는 인사는 못 받고, 선수 관리도 잘못했다'며 포문을 열었고, 이에 달감독은 "그럼 직접 대표팀을 맡으시라"며 맞받아 쳤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SBS의 해설을 맡았던 야신의 달감독 칭찬 릴레이는 계속 이어졌고,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에 열린 첫 경기에서 달감독은 야신을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두 팀 간의 앙금은 사라진 것 처럼 보입니다. 무엇보다 작년 진흙탕 시리즈의 시발점이었던 정근우와 이종욱이 올림픽 기간 중 호흡을 맞추며 동료의식을 나누어가졌고 일본과의 준결승전 중 정근우의 홈인 때 가장먼저 뛰어나와 정근우를 맞이하는 하이파이브를 나눴던 사람도 육상부 주장인 종박이었습니다. 올림픽 이후에 계속된 페넌트레이스 후반기에 보여줬던 김현수의 불방망이도 사실은 김현수가 SK 덕아웃으로 놀러갔다가 친한 선배인 최정의 방망이를 보고 거의 훔치다시피 한 개를 가져와 그 방망이로 롯데와의 3연전에서 15타수 8안타 8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러 싹쓸이의 일등공신이 되었다고 하네요. 두 팀이 아직도 '전쟁'을 치르는 그런 팀이라면 김현수같은 새까만 쫄따구가 겁도없이 상대팀 덕아웃에 놀러갈 수 있었을까요?


1993년도 연세대 농구부는 무적이었습니다. 90 문경은, 91 이상민, 92 우지원, 김훈, 석주일로 구성되었던 팀에 93년도 서장훈이 가세하면서 더이상 대학농구에서는 상대를 찾을 수 없는 팀이 되었죠. 농구 실력 못지 않게 준수한 외모로 왠만한 연예인들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한 팀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력이었던 고려대 91 이지승, 92 전희철, 김병철 93 양희승, 박훈근, 박규현을 응원하던 사람도 꽤 많았었습니다. 스포츠는 약팀도 강팀을 이길 수 있는 - 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스포츠를 제외하고 그런 일은 드라마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란걸 알게 되면 - 거의 유일한 수단이며 방법이기 때문에 그렇죠. '단호한 결의'가 생긴 강백호가 있는 북산이 '왕자' 산왕을 이기는 장면에 열광하는 모습은 당연한 겁니다.



플레이오프 6차전이 끝난 지금, 두산과 SK는 흡사 북산과 산왕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두 팀 다 즐거운 가을축제를 즐기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금메달 보다 일본에게 두 번이나 이겼으며 - 저는 이게 훨씬 중요합니다 - 야구장을 찾은 관람객이 500만이 넘은,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해 입니다.

이런 시점에 '파이팅'만을 강조하며 '타도 SK'라는 둥 두 팀의 케케묵은 대결구도만을 강조하는 기사를 쓰는 기자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기사 말미에 '야구전문기자'라고 당당히 밝히는 기자가!!!


도대체 조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신문사들은 하루라도 대결구도를 만들지 않으면 큰일이 날까요? 네 글자 조선에서는 단 하루도 '좌파'라는 단어를 보지 않는 날이 없는 신문을 만들더니, 다섯 글자 조선에서는 이제 가을축제까지 싸움판으로 만들려고 하네요. 만약에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롯데가 만난다면 이 기자는 아마 99년 라면 투척 사건까지 쓸 것 같습니다. 그 라면 국물이 우러나고 우러나 사골국물이 된 지금에나 그 이후라도.

'에이스 킬러 남훈'이 에이스인 풍전은 북산을 상대로 졌습니다. 그리고 두산은 풍전도 아니고 더더욱 '에이스 킬러'는 없습니다. 아무리 상대팀의 전력이 월등하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설사 진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좋은 경기를 하면 그걸로 팬들은 만족합니다. '파이팅', '기싸움' 이라고 교묘하게 치장을 한 더러운 승부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글을 보고 기뻐할 팀도, 야구 선수도, 야구 팬도 없습니다. 정정당당하지 않은 스포츠는 이미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글쓴 기자에게는 SK가 '공공의 적'이겠지만 야구팬들에게는 이런 기사를 쓰는 당신같은 기자가, 그리고 이런 기사를 기사라고 내보내는 신문사가 야구 팬들의 '공공의 적'임을 제발 좀 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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