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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3/08 외톨이야 Vs. 파랑새 악보 비교 (7)

표절, 그 치명적인 유혹

가무 공작소 2010/03/16 13:32
표절[plagiarism, 剽竊]: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

요즘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해 데뷔 2주만에 가요차트 정상을 차지한 그룹의 노래에 대한 표절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이런 표절 문제는 왜 발생할까요?

1. 왜 표절을 할까?
야구를 즐겨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투수들이 가지고 있는 변화구 중 가장 흔한 변화구가 무었일까요? 바로 슬라이더 입니다. 변화구 중에서 가장 구속이 빠른  구질이라 타자들이 보기엔 직구처럼 보이지만 홈 플레이트 주변에서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 나갑니다. 그 휘어나가는 모양이 미끄러지듯이 휘어 나간다하여 슬라이더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죠. 선동렬, 존 스몰츠, 이와세 등등 한 때 한국, 미국, 일본을 대표했던 투수들의 주무기가 바로 슬라이더 였습니다. 그런데 이 슬라이더의 별명은 '투수들의 마약' 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회인 야구선수가 아닌 중, 고등학교에서 전문적으로 야구를 배우는 투수들 중에 슬라이더를 못 던지는 투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평범한 투수라고 할 지라도 3~4일만 배우면 누구나 던질 수 있을만큼 배우기가 쉽고 효과도 뛰어납니다. 하지만 슬라이더는 투수의 팔목에 가장 무리가 많이 가는 구종이기도 합니다. 하체로부터 시작해서 허리를 이용해 팔 끝을 감아채는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상태에서 이 구질을 배워야지 그렇지 않으면 대학 무렵에 팔꿈치 수술을 해야하는 구종이기도 합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 날아다니다 프로와서 이름없이 사라지는 투수들은 이 슬라이더의 후유증으로 팔꿈치 수술을 하고 재활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Free Bird'라는 곡으로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Lynyrd Skynyrd의 1973년 데뷔 앨범 <Lynyrd Skynyrd>에는 'Free Bird'외에도 'Simple Man'이란 불후의 명곡이 들어있습니다. 한국에서 락 발라드 최고의 그룹으로 칭송되는 독일 출신의 Scorpions의 최고 히트 앨범인 <Lovedrive>에는 'Holiday', 'Always Somewhere', 'Coast to Coast' 등등 그들의 라이브 공연 시작 곡과 앵콜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 여기서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Simple Man'을 들은 다음 바로 'Always Somewhere'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Always Somewhere'의 작곡가는 루돌프 쉥커(g)와 클라우스 마이네(v)라고 되어 있습니다. 레너드 스키너드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유명한 스콜피온즈의 곡을 표절한 것이라 생각하시겠지만 <Lynyrd Skynyrd> 앨범은 1973년, <Lovedrive> 앨범은 1979년에 발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부 작곡가들은 왜 표절을 할까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첫 번째 이유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는 음악을 많이 접하게 되다 보니 노래를 듣다가 좋은 노래는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을 수도 있을테고 그러면서 작곡을 하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작곡한 노래에 그 잠재의식 속의 노래가 발현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노래의 코드 진행이 비슷하게 됩니다. 유리상자의 공연을 보시면 '노래 이어부르기'가 나옵니다. 똑같은 통기타 코드에 이 노래를 한 소절 따다 부르다가 저 노래에서 한 소절 따서 부르고 하면서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죠. 어차피 코드는 정해져 있고, 코드의 진행도 어느 정도 형식화 되어있다 보니 이런 경우는 원곡의 작곡가와 표절곡의 작곡가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닌 '의도적인 표절'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 가요에서 표절 의혹을 받는 곡들의 대부분이 이런 형태죠.

녹색지대 기억나시나요?

'사랑을 할꺼야'라는 데뷔곡으로 90년대 중반 서태지와 아이들의 열풍에도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켰던 '녹색지대'라는 듀오가 있었습니다. 잘 나가던 그룹이 '한 방에 훅 가게' 된 계기는 표절 논란이었죠. '준비없는 이별'이란 곡의 진행이나 분위기가 X-Japan의 우리나라 최고 히트곡인 'Endless Rain'과 너무 흡사했습니다. 당시에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이었기에 우리나라에서 X-Japan의 앨범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회현 지하상가나 중국대사관 뒤 쪽에서 구하려면 구할 수 있는 앨범이었기에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노래였습니다. 결국 '표절이 아닌 곡'으로 판정이 나긴 했지만 그 이후 녹색지대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왜 녹색지대의 '준비없는 이별'은 결국 표절이 아닌 곡으로 판정이 났을까요? 당시의 표절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심의기구의 표절기준 (1979.3.8. 가요·음반 전문심의회 결정)
1) 주요 동기(動機)가 동일하거나 유사할 경우에는 표절로 인정한다.
a. '주요동기'의 기준 ; 4/4, 4/2, 6/8, 5/4 박자의 경우 첫 2 소절
2/4, 2/2, 3/8, 3/4 박자의 경우 첫 4 소절
b. '유사'의 기준 ; 두 음의 음정은 다르더라도 박자 분할이 동일한 경우
2) 주요동기 이외에는 1 항의 소절수의 배수를 표절로 인정한다.
a. 4/4, 4/2, 6/8, 5/4 박자는 4 소절
b. 2/4, 2/2, 3/8, 3/4 박자는 8 소절
3) 음형(音型)은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박자의 분할 배분만 변경된 것도 표절로 간주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4/4 박자의 곡을 쓰면서 3.5 소절(세 마디 반)이 같고 반 마디, 즉 2분 음표 한 개만 음이 틀려도 표절이 아닌 곡이 됩니다. 또한 이 곡의 작곡가는 한 때 가요대상을 차지했던 가수였고, 편곡가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최고의 세션맨이죠. 그들이 가진 권력에 맞서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요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2. 왜 유명한 노래를 표절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유명한 노래와 유명하지 않은 노래 중에서 어떤 노래를 표절하는게 안 들킬 확률이 높을까는 답이 자명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절 작곡가들은 왜 유명한 노래를 표절할까요?
우리나라 속담 중에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잘 감이 안오신다면, 혹시 샤워를 하고 나서 거울을 보면 내 눈 앞에 너무 잘생긴 사람이 서 있지 않나요? 심리학에서 말하는 '단순접촉효과(Effect of simple contrast)'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사람은 자주 보면, 그래서 익숙해지면 그 대상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는 심리가 있다고 합니다. '보면 볼 수록 정이 든다'가 이 상황에 어울리는 경우죠. 노래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주 들으면 자주 들을수록 그 노래가 좋아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그 가수가 혹시 잘 생기거나 예쁘기라도 하면 상황 종료인거죠. 그렇기에 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매니저들은 예능 PD 들에게 자기 가수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로비를 하고 예능 프로가 박아넣으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 겁니다. 아무리 가창력이 떨어지더라도 예능 프로에서 자주 얼굴을 비추며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그 인상이 바로 노래로 연결되기 때문이죠. 일례로 야구하는 모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인 한 아이돌 그룹의 가수는 무대에서 가장 안 보이는 자리에 서 있다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하며 메인의 자리에 서게 되었고 덩달아 그 그룹의 인기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접촉효과죠.

바로 여기에 유명한 노래를 표절하는 이유가 나옵니다. 한 때 유명세를 치뤘던 노래들이 잠재의식 속에 들어있는 상태에서 그와 비슷한 노래를 듣게 된다면 예전의 노래가 생각나면서 처음 듣는 곡이라도 아주 친숙하게 들리게 됩니다. 다시 말해 전에 유명했던 노래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거기에 작곡가는 창작의 고통으로부터 많은 부분이 해방됩니다. 게다가 원작자는 자신의 노래를 표절했는 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3. 표절을 없앨 수는 없을까?
요즘 가요차트는 대부분 1~2 주 안에 '쇼부'가 납니다. 그런데 노래가 표절곡임을 밝히려면 '소송'을 걸어야 합니다. 자, 여기에 답이 있습니다. 1~2 주 안에 끝나는 소송 보신 적 있습니까?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그 가수는 다음 앨범이 나옵니다. 더구나 저작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걸면 소송 비용도 문제지만 노래가 표절인지 아닌지 감정을 받기 위해 '감정비'도 필요합니다. 그동안 원작자가 받을 스트레스와 금전적인 압박을 생각해보면 소송 걸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는 동안 기획사는 돈방석에 앉게 되고, 그 중에서 몇 푼 떼어주면서 '합의'를 보게 되는거죠. 그러면 원작자는 소송을 취하하게 되고, 그러면서 그 곡은 자연스럽게 '표절이 아닌 곡'이 되게 됩니다.

드라마 작가 중에 임성한이란 작가가 있습니다. '막장 드라마'라는 용어를 전 국민에게 알게 해준 그 작가는 지금은 '임성한 사단'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작가입니다. 방송곡 PD들이 임성한 작가가 '막장 드라마 작가' 임을 모르고 계속 임성한 작가가 쓴 드라마를 TV에서 방영할까요? 이유는 하나 입니다. '막장이지만 시청률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기에 광고가 붙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를 방송하는 것입니다.

G드래곤, 이효리 등등은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 가수들입니다. 몇 번의 표절 논란이 있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 가수들입니다. 표절 논란 따위는 그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표절 논란이 일게 된 곡으로 찍게 된 CF와 예능 출연료, 행사로 번 돈으로 원곡을 사버리면 되니까요. 표절 논란이 일어난 곡이 가요 차트에서 없어져도 이런 일이 계속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파랑새 1위 만들기 프로젝트'가 한 가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99년 공연윤리위원회가 법 개정을 통해 사전 음반 심의기구를 없애면서 우리나라에서 없어진 표절 문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다시 만드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사람이 하는 일. 작곡가의 양심을 믿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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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야 Vs. 파랑새 악보 비교

가무 공작소 2010/03/08 19:19

얼마 전, 운전 중 라디오를 듣는데 귀에 착착 감기는 노래가 들려나왔습니다. '어? 노래 제목이 뭐지? 좋네. 근데 얘도 코메리칸이야? 발음이 왜이래?' 하며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외토뤼야 외토뤼야'를 외쳐대던 젊은이들이 가요챠트 1위를 했다는 소식 역시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며칠 후, 그 '외토뤼야'가 표절곡이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원곡이라는 곡을 들어봤습니다. 작곡가가 머리가 좋은 사람이더군요. 1999년 공연윤리위원회가 법 개정을 통해 사전 음반 심의기구를 없애면서 우리나라에서 표절 문제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지고 친고죄가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곡의 작곡가가 소송을 걸지 않는 한 표절을 해도 표절이 아니라는 거죠. 그러면서 소송을 걸면 나중에 돈 몇 푼 쥐어주는 식으로 끝났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그 이전의 표절 양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이전의 표절이 외국의 유명한 가수의 곡을 표절한 것이라면, 이 곡은 인디 밴드의 곡을 표절했다는 것이죠. 요 몇 년만 보더라도 FreeTEMPO의 'Sky High'부터 시작해서 한 곡으로 만족할 수 없던 그 가수는 Flo Rida의 'Right Round'까지 섭렵했으며, <청춘불패>(맞나? 청년불패인가? 하여튼)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앤딩송 'All About You'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McFly의 'Five Colours in Her hair McFly'의 한국어 버전을 부른 가수도 있고, Britney Spears의 'Do Something' 등등 참 많은 한국어 버전 곡들이 가요챠트를 석권했었습니다.

자, 이런 가수들과 듣보잡 인디 밴드(사실 그 밴드는 표절 그룹의 리드 보컬이 초등학교 3학년 다닐 시절부터 있던 팀입니다.)의 곡을 표절한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 차이는 바로 이겁니다. 유명가수들은 어마어마한 매니지먼트 회사에 소속되어 있고, 그 회사들은 김앤장이나 태평양 부럽지 않은 법무팀을 가지고 있지만, 인디 밴드나 인디 가수들은 전혀 그런 힘이 없는 사람들이죠. 다시 말해 권력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표절논란이 발생하자 표절을 한 메이저 레이블 소속사는 인디밴드가 자신들을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하여 인지도를 높인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건 아니잖아?'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결국 인디밴드의 작곡가는 오늘 '외톨이야'의 작곡가에게 5천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자, 이쯤에서 왜 '외톨이야'가 표절곡인지 얘기를 시작하죠.

Cool Edit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작곡가들의 믹싱작업부터 국과수 같은 기관에서의 성문분석(聲紋分析)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프로그램입니다.

Cool Edit 실행화면. CSI 같은 드라마 보시면 종종 등장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소리의 amplitude, frequency 분석이 가능하지만, amplitude 분석은 별 의미가 없고 frequency 분석은 의미가 있지만 너무 빨리 지나가서 판별이 힙듭니다. 그래서 그냥 악보를 그릴 생각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사무실에는 SONAR가 안깔려 있네요. 그냥 노트북에 있는 기타 프로를 이용했습니다. 먼저 '외톨이야'에서 문제가 된 부분입니다.

외톨이야 노래 부분



자, 다음은 '파랑새'의 후렴 부분입니다.

파랑새 후렴 부분



자, 이제 악보를 클릭해서 두 노래의 악보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비교가 잘 안되시나요? 그렇다면 아래 그림을 보시죠. 두 부분을 함께 그렸습니다. 트랙 1이 '파랑새', 트랙 2가 '외톨이야' 입니다. 일반적으로 노래가 비슷하지 않은 경우에 두 노래를 같이 틀어놓으면 상당히 듣기 거슬리는 소리가 납니다. 그런데 아래 노래는 어떻게 들리시나요? 두 노래를 겹쳐서 연주한 음원입니다.

두 노래를 합치면?



자, 이래도 '난 표절을 인정할 수 없다' 하시는 분들을 위한 곡입니다. 만약 '외톨이야'가 표절이 아니라면 아래 노래 역시 절대 표절이 될 수 없습니다.

이래도 표절이 아니라고?



마지막으로 제 신곡인 '외톨이파랑새' 입니다.

그럼 내 신곡 '외톨이파랑새'다



손바닥으로 아무리 하늘을 가리려 해도 결코 하늘은 가려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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