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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2 미러클 두산의 힘은? (2)
  2. 2008/10/16 PO 1차전의 보이지 않는 MVP 고제트 (4)

미러클 두산의 힘은?

스뽀오츠 구락부 2009/05/02 23:45
오늘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대 롯데의 경기는 또 한 명의 신데렐라를 배출하는 스타 탄생의 장이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홍상삼 선수.

사진출처: Osen

어제 11개의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찾은 롯데 선수들을 상대로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놀라운 호투로 1군 데뷔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습니다. 단순히 기록만 보자면, '그냥 잘 한' 선수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일단, 홍상삼 선수는 오늘이 1군에서 공을 처음 던진 날입니다. 그것도 롯데를 상대로 부산 사직구장에서!!!
로이스터 감독이 한국에 온 이후, 가장 놀란 것이 부산의 응원문화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롯데 팬들의 응원은 열광적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상대편 선수를 주눅들게 한다고도 할 수 있죠. 견제구 하나에도 '마!' 라고 외치는 롯데 팬들 앞에서 홍상삼 선수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첫 2회 동안 6명의 타자 중 4명을 삼진 처리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오승환 선수의 데뷔 시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무표정한 얼굴에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와 130km대의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압박하는 그의 모습은 오승환 선수의 데뷔 모습, 그것 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선수가 2군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오늘 그의 투구는 정재훈까지 선발로 돌려야했던 두산의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주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올 시즌 시작할 때 많은 전문가들이 뚜렷한 선수보강은 없지만(오히려 홍성흔의 이탈로 공격력은 하락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래도 두산은 4강 전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지금의 야구 붐을 선도했던 작년 올림픽과 올 초의 WBC에서 9명이 하는 야구 중 붙박이 주전 3명(이종욱, 고영민, 김현수)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은 분명 강팀으로 분류되는게 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롯데를 3연패에 빠뜨린 오늘 선발 라인업 선수들을 면면히 살펴볼까요?

이종욱: 현대에서 방출된 후, 절친한 친구인 손시헌의 권유로 두산에서 테스트를 한 후 두산에 입단했습니다. 현대시절,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그 당시 현대의 라인업이 워낙 화려했던 탓도 있지요), 두산에 온 후,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번 타자가 됐습니다.
임재철: 롯데에서 데뷔했지만 삼성, 한화를 거쳐 차명주와의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고영민: 2차 1순위로 입단하였지만 이는 사실 고영민의 1년 후배인 박경수를 영입하기 위한 사전포석이었습니다. 결국 박경수는 LG에 입단하였고 손시헌이 두산에 신고 선수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김현수: 다들 잘 아시다시피 신고선수 출신입니다.
민병헌: 2006년 고졸 선수로 입단하여 혹독한 2군 생활을 거친 후 1군에 올라왔습니다. 아직 붙박이 선발은 아닙니다.
최준석: 롯데 2차 6순위 지명선수로 최경환, 이승준의 상대로 김진수와 함께 2대2 트레이드되서 두산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오재원: 2군 출신 선수입니다.
유재웅: 고졸우선지명을 받는 선수였으나 대학진학. 졸업 후, 두산 유니폼을 입었으나 교통사고 이후, 오랜 시간동안 재활 끝에 다시 주전의 자리에 왔습니다.
손시헌: 대학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신고 선수로 두산에 입단했습니다. 김민호(현재 1루 주루 코치)의 은퇴 이후, 주전 자리를 꿰차고, 유격수 부문의 터줏대감인 박진만을 제치고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최승환: LG에 입단했으나 이재영+김용의 트레이드의 상대 선수로 이성열과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원석: 홍성흔의 FA 보상 선수로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김동주의 부상으로 어제, 오늘 경기의 선발 라인업에 들었지만 어제, 오늘 모두 결승 홈런을 치며 자신을 버린 친정팀에 제대로 자신의 가치를 어필했습니다.
이재우: 내야수로 OB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으나 발목 부상으로 지명이 취소되고 경기 기록원으로 OB 베어스에 입단하였습니다. 이후 배팅볼 투수를 거쳐 선수 등록 후 중간계투요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고창성: 2008년 두산의 2차 2순위로 입단하였습니다.
임태훈: 2007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하였습니다.

비록 김동주가 빠져서 정상적인 라인업은 아니지만 고영민, 고창성, 임태훈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트레이드나 신고 선수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고영민 역시 고영민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박경수 영입을 위한 사전 포석이었으니 제대로 된 엘리트 코스를 거쳐 온 선수는 고창성과 임태훈(그리고 오늘 결장한 김동주) 정도로 밖에 볼 수 없겠네요. 오히려 이종욱이나 손시헌, 이재우 선수는 드라마의 소재로 쓸 수 있을 만큼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오다 지금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왜 두산 유니폼만 입으면 잘하나?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진필중, 박명환, 심정수, 정수근에 홍성흔까지... 심정수를 제외하고는 먹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이 선수들은 두산에서 훨훨 날다가 다른 유니폼을 입으며 야구를 그만두거나 못하고 있거나 못하거나 셋 중의 하나입니다. 왜 이럴까요?

일단 윤석환 투수코치의 말을 빌려보면 대강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인터뷰 기사보기

SK가 2년 연속 우승을 하면서 내세운 전략은 '벌떼 전략' 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다른 팀 선수들은 몸이 아프면 코치에게 가서 아프다고 한 후, 경기에 빠질 것을 요구하지만 SK 선수들은 몸이 아프면 그걸 감추느라 애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왜? SK는 붙박이 주전이 없는 팀이고, 경기에 결장하면 그것으로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한 경쟁체제는 선수 면면을 살펴봤을 때 그다지 특출나게 좋아보이지 않는 SK와 두산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보게 되는 결과로 답을 합니다. 올 시즌 시작 전에 김경문 감독의 인터뷰 중 '손시헌 선수가 유격수는 자기의 붙박이 포지션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수비만큼은 박진만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유격수'라는 평을 받는 손시헌마저 붙박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두산의 컬러입니다. 그리고 이런 두산의 모습은 마치 '지옥의 외인구단' 같은 선수들을 가지고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게 하는 큰 힘임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경쟁체제라고 할 지라도 그것만으로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코치, 특히 2군 코치의 역량이 발휘됩니다.

발야구로 대표되는 두산의 팀컬러를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김민호 주루코치, '화수분'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두산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윤석환 투수코치, 장효조와 양준혁을 뛰어넘을 유일한 선수라는 김현수를 만든 김광림 타격코치는 모두 OB 또는 두산에서 전성기를 보냈거나 데뷔를 하고 은퇴를 한 소위말하는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입니다. 2군 코치인 최훈재와 권명철 역시 비슷한 케이스죠. 또한 2군 코치들은 비교적 나이가 젊어 팀의 고참급 선수와는 같이 선수 생활을 했던 코치들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코치들보다는 마치 형 같은 젊은 코치들과 자연스레 이야기하며 자신의 기량을 닦아가고, 일정 수준이 되면 이름 값에 상관없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두산의 2군 선수들은 고달픈 2군 생활을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2군에 있지만 아직 나의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팀이 두산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2군, 신고선수라 할 지라도 수 백, 수 천 대 1의 경쟁을 뚫고 '프로'가 된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프로' 선수들의 잠재력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기량'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만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누구는 1년에 수 십 억을 챙기는 선수가 되고 누구는 신고선수가 되는 것은 누가 더 자신의 잠재력(포텐셜)을 잘 끌어내는가의 차이라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두산의 코칭 스텝이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그 무엇인가가 돋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그 무엇인가는 바로 선수들과 코칭 스텝의 '소통력'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거나 마무리 지은 팀 후배들에게 좀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일 테니까요. 그리고 두산의 코칭 스텝은 감독 부터 두산의 전신인 OB 출신입니다(원년도 우승 당시 박철순 선수의 공을 받고 마운드로 뛰어올라가 박철순 선수를 끌어안은 선수가 지금의 두산 감독입니다). 선수들과 소통하는데 훨씬 편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두산이 골수팬들에게 욕을 얻어먹는 가장 큰 이유는 프렌차이즈 스타에 대한 홀대 때문입니다. 뭐 멀리 갈 것도 없이 올해만 봐도 '안쌤' 안경현 선수와 '홍포' 홍성흔 선수를 잡지 않았죠. 두산 팬들에게는 참으로 분통터지는 일일 겁니다. 제 기억에도 두산에서 제대로 프렌차이즈 스타를 대접해 준 경우는 박철순 선수의 은퇴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전 그 경기 가서 봤습니다. My Way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박철순 선수를 보니 두산 골수팬이 아닌 사람이 봐도 자연스레 눈물이 떨어지는 감동과 아쉬움의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이러지 않고서는 '미러클 두산'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가뭐래도 김경문 감독의 업적 중 하나는 포지션 경쟁의 정착이고, 그것이 '미러클 두산'의 근본적인 힘이기 때문입니다.

두산의 경기를 보는 이유는 야구 이외에도 또 어떤 신인이 올해를 즐겁게 해줄까? 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작년에 김현수 선수가 그런 즐거움을 줬다면 올해에는 홍상삼 선수가 그런 즐거움을 줄 것 같은 예감에 기분이 좋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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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의 보이지 않는 MVP 고제트

스뽀오츠 구락부 2008/10/16 23:38
롯데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시작 전 최훈 작가의 '2008 프로야구 카툰 - 포스트시즌 정리!!!' 편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한 컷 있었다. 그림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고제트 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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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야 2익수로 불리며 2루 수비를 평정하고, 수비 능력 만큼은 박진만에 견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지만, 시즌 타율 2할6푼7리 라는 그의 이름 값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타율과 삼진왕(탈삼진왕이 아닌 삼진왕-_-이다), 그리고 '뜬금포'로 두산 팬들의 심장을 벌렁벌렁하게 하는, 공격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부침을 거듭하는 그의 페이스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두산의 승패가 그의 활약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0월 16일.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됐다.
양팀 선발투수는 배영수와 김선우. 한 때 선동렬 감독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두 선수지만, 인생이 어디 마음먹은대로 흘러가나? 그럼 난 벌써 에릭 슈미트가 되어있게?

잘나가던 과거를 뒤로하고 절치부심, 예전같은 강속구는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직 140km 후반대의 스피드를 찍으며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두 투수가 만났다. 그리고 바깥쪽 빠지는 공을 지독히도 안 잡아주는 김풍기 심판 덕분에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두 투수는 모두 채 4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고 말았다. 어차피 양 팀의 감독모두 이번 시리즈의 '선발투수는 가장 먼저 공을 던지는 투수일 뿐'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후 모두 선발급 투수가 중간계투로 뒤를 이었다.



결과는 같아보이지만 과정은 첨예하게 달랐고, 그것이 플레이오프 1차전의 승패를 결정했다.
먼저, 두산의 김선우. 김선우의 커터는 오늘 140km 초반을 찍으며 상당히 날카롭게 타자의 무릎에서 빠져나갔고, 낮게 제구되는 공은 묵직해 보이는 것이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지 못했던 걸까? 스트라이크를 선언해도 아무말 못할 것 같은 공들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김선우의 공은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고, 그 공들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부터 보여준 삼성 타자들의 짧게 끊어치는 스윙을 피하지 못하고 맞아나갔다. 결국 김선우는 김선우는 3회 선두 타자 신명철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박한이와 조동찬에게 각각 좌전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만루위기를 자초했고, 양준혁과 진갑용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떠났다. 그리고 김선우를 이어받아 마운드를 지킨 이혜천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김선우의 주자를 두 명 더 불러들여 김선우의 기록을 2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만들어주고 불을 껐다.

반면 삼성의 배영수는 3회까지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섞으며 아주 안정적으로 잘 던졌다. 올 시즌 5회 까지 리드하고 있을 때 삼성은 2패 밖에 기록하지 않은 막강 불펜의 팀이라는 걸 고려해 봤을 때, 3회가 끝난 후 오늘의 경기는 끝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산 덕아웃에는 안감독님이 계셨던 것일까?



4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오재원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은 배영수는 김동주와 홍성흔을 각각 외야수 뜬공을 처리했지만 2루 주자가 1루씩 진루해 추가 실점했다. 무사 1,2루의 위기를 1점차로 수습하며 위기를 넘긴 듯 보이는 배영수. 더구나 다음 타자는 김현수나 김동주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과는 다른 의미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고제트 고영민. 이 뜬금포의 주인공은 뜬금없이 1타점 3루타를 치고 경기를 완전히 두산의 분위기로 돌려놓았다.



여기서 다시 되새겨보는 야구 격언들. '위기 뒤에 찬스', '점수 낼 때 못내면 위기가 찾아온다', '호수비한 선수를 조심해라', 그리고 해설이라기 보다는 만담에 가까운 이야기를 연발했던 하일성 사무총장의 '야구 모른다'(이건 아닌가? -_-;;;)

4회초에도 불붙은 타격을 보여주던 삼성은 선두타자 신명철(오늘 삼성이 승리했다면 오늘 게임의 MVP는 신명철이었다)이 중전안타로 1루에 나간 뒤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불꽃타를 선보였던 박한이. 박한이가 투수 키를 넘기는 완벽한 안타를 만들어낸 순간 2익수 고제트가 모자에서 프로펠러를 꺼내 붕 날아오르더니



팔을 늘려서 박한이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그리고는 더블 플레이.



이 고영민의 수비 하나가 한창 불이 붙기 시작하던 삼성 덕아웃에는 소방호수를 뿌렸고, 상대적으로 홍성흔을 제외하고는 상갓집 분위기였던 두산의 덕아웃에 휘발유를 부어줬다. 결국 그렇게 잘치던 다음 타자 조동찬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야구의 격언대로 바로 그 다음 공격에서 두산은 추격을 알리는 홍성흔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터진 고제트의 1타점 3루타, 얼굴은 전상렬 급인데 아직 군대도 안 다녀왔다는(이번 시즌 끝나고 입대 예정) 이대수의 적시타를 묶어 3:4로 따라가며 삼성은 이기고 있으면서도 지는 경기를, 두산은 지고 있으면서도 이기는 경기를 하게 되었다.

흔히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고 '미치는' 선수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 오늘 삼성에서 '미친' 선수는 신명철 이었고, 두산은 오재원, 이대수가 제대로 머리에 꽃을 꽂았지만 오재원, 이대수가 '미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은 4회초에 터진 고제트의 호수비였고, 결과적으로 삼성은 그 이후 한 점도 더 득점을 못했고, 두산은 5점을 더 쓸어담으며 플레이오프 1차전을 기분좋게 승리로 가져갔다. 여기에 육상부의 뜀박질이나 박진만의 수비 실책은 두산 승리를 위한 세레머니 정도랄까?

박진만 선수를 위한 변명: 박진만이 놓친 고영민의 타구는 배트가 부러지며 날아온 공이기에 타구 속도가 느리고 더구나 타자는 육상부의 부주장 고제트. 박진만 선수는 서두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공을 놓쳤다. 이건 당시 유격수가 박진만이니까 그렇게 신문에서 난리부르스를 추는 것이지 사실 타자를 고려해보면 많은 유격수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다. 어찌보면 고제트가 만들어낸 실수일지도. 그리고 그 후의 실수는? 어제 꿈자리가 사나웠나보지 뭐...

어쨌든 4회초 고영민의 호수비 하나가 양 팀의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켜 놓았고, 그렇기에 철벽 계투를 자랑하는 삼성 마운드가 힘 한 번 못써보고 물러났다. 자칫 재미없게 흐를 수도 있었던 경기를 재미있게 바꿔준 고영민 선수가 내가 뽑은 오늘의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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