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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의 끊임없는 추락

스뽀오츠 구락부 2009/05/01 17:08
어제 스포츠 뉴스를 읽던 중, 최홍만 선수와 관련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겠다고 대회 후 마다 입버릇처럼 말하던 최홍만 선수. 이번엔 과연 어떤 선수가 최홍만 선수의 상대일까요?

그 상대를 본 순간,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상대가 호세 칸세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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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Wikipedia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쯤은 호세 칸세코의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메이저리그 역사 상 최초로 40-40(40홈런, 40도루)클럽을 달성한 호세 칸세코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출신 선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 슬러거 였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파문과 마돈나와의 추문 등으로 말년이 시끄러운, 그렇기에 그런 성적을 가지고도 야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엔 거리가 먼 선수였죠.

페드로 마르티네즈, 로저 클레멘스 커트 실링, 존 스몰츠, 탐 글래빈, 그렉 매덕스, 데이빗 웰스 등등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투수들이 득실거리던 그 때, 6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되었고, 무려 두 번이나 참피온 반지를 끼었으며, 네 번의 실버 슬러거상 수상, 데뷔 년도에 신인왕, 그 2년 후에 리그 MVP 등등 타자가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렸던 그가 구차해진 모습으로 원숭이들의 슬랩스틱 코미디 쇼에 출연한다는 게, 그것도 한국 나이로 마흔 여섯의 나이에, 야구를 아주 좋아하는 저로서는 호세 칸세코의 DREAM 데뷔 소식을 듣고 피천득의 수필 '인연' 중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라는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자, 이제 그의 상대 최홍만 선수입니다.
최홍만 선수는 모두 아시다시피 씨름의 천하장사 출신입니다. 그 큰 키에도 천하장사 출신답게 '60억 분의 1 사나이' 표도르의 테이크 다운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아주 안정적인 중심을 가지고 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링 위의 간디'라는 조롱을 듣고있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링 위에서의 비폭력, 무저항 정신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선수가 된 거죠.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최홍만 선수가 씨름을 은퇴하고 K-1으로 가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인터뷰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최홍만 선수는 '열악한 환경에서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가 없어서, 먹고살기 힘들어서' 라는 이유를 대며 K-1으로 가는 자신을 변명했었습니다. 그리고 일견 그의 주장은 타당해보였고(그 때나 지금이나 씨름협회는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의 기대를 받으며 모래판에서 K-1 링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는 달리 그는 점점 퇴보해가는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얼마 전에는 결국 개그맨(바비 올로건)과의 시합이라는 굴욕적인 시합마저 치르게 되었으며, 군대 문제와 가수 데뷔, 시합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나이트클럽 출연 등 경기 외적인 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는 선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몇 경기는 차마 보지 못할 것 같은 경기를 펼치고 인터뷰에서 다음 시합을 열심히 준비하겠다던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런 이상한 매치까지 가게 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 매치의 가장 큰 책임은 이런 매치를 준비한 DREAM 측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최홍만 선수가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매치를 성사시켰을까? 하는 제 의문에 답을 해주는 네 장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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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DC 인사이드 복싱갤러리


위 사진에서 웃고 있는 모습이 '이런 시합을 보여드려 국민들께 죄송하며 다음 시합에는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최홍만 선수의 현 상황입니다.

물론 훈련을 하면서 저런 프로에 출연할 수도 있습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도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었고, 밥 샙은 아예 일본에서 선수라기 보다는 엔터테이너의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둘과 최홍만의 경우는 아주 다릅니다. 우선 표도르는 누구도 이견이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이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계속 그런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밥 샙은 이종격투기 데뷔 때부터 선수라기 보다는 연예인이었으니 그런 모습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최홍만은 울먹이며 '먹고살기 위해' 천하장사의 프라이드를 버리고 K-1으로 떠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야구선수와 벌이는 슬랩스틱 코미디에나 출연하고 3류 성인방송에나 출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그를 응원했던 국민에 대한 배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경기에 이기나 지나 조롱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런 매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최홍만 선수. 지금 그에게 체력 훈련, 기술 훈련, 파이터의 마음가짐 보다도 더 필요한 건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입니다. 그걸 최홍만 선수가 깨닫지 못한다면 그는 영원히 원숭이들의 광대로 밖에 남지 못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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