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1차전의 보이지 않는 MVP 고제트
스뽀오츠 구락부 2008/10/16 23:38
롯데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시작 전 최훈 작가의 '2008 프로야구 카툰 - 포스트시즌 정리!!!' 편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한 컷 있었다. 그림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고제트 고영민'
수비야 2익수로 불리며 2루 수비를 평정하고, 수비 능력 만큼은 박진만에 견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지만, 시즌 타율 2할6푼7리 라는 그의 이름 값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타율과 삼진왕(탈삼진왕이 아닌 삼진왕-_-이다), 그리고 '뜬금포'로 두산 팬들의 심장을 벌렁벌렁하게 하는, 공격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부침을 거듭하는 그의 페이스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두산의 승패가 그의 활약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0월 16일.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됐다.
양팀 선발투수는 배영수와 김선우. 한 때 선동렬 감독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두 선수지만, 인생이 어디 마음먹은대로 흘러가나? 그럼 난 벌써 에릭 슈미트가 되어있게?
잘나가던 과거를 뒤로하고 절치부심, 예전같은 강속구는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직 140km 후반대의 스피드를 찍으며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두 투수가 만났다. 그리고 바깥쪽 빠지는 공을 지독히도 안 잡아주는 김풍기 심판 덕분에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두 투수는 모두 채 4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고 말았다. 어차피 양 팀의 감독모두 이번 시리즈의 '선발투수는 가장 먼저 공을 던지는 투수일 뿐'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후 모두 선발급 투수가 중간계투로 뒤를 이었다.
결과는 같아보이지만 과정은 첨예하게 달랐고, 그것이 플레이오프 1차전의 승패를 결정했다.
먼저, 두산의 김선우. 김선우의 커터는 오늘 140km 초반을 찍으며 상당히 날카롭게 타자의 무릎에서 빠져나갔고, 낮게 제구되는 공은 묵직해 보이는 것이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지 못했던 걸까? 스트라이크를 선언해도 아무말 못할 것 같은 공들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김선우의 공은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고, 그 공들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부터 보여준 삼성 타자들의 짧게 끊어치는 스윙을 피하지 못하고 맞아나갔다. 결국 김선우는 김선우는 3회 선두 타자 신명철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박한이와 조동찬에게 각각 좌전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만루위기를 자초했고, 양준혁과 진갑용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떠났다. 그리고 김선우를 이어받아 마운드를 지킨 이혜천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김선우의 주자를 두 명 더 불러들여 김선우의 기록을 2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만들어주고 불을 껐다.
반면 삼성의 배영수는 3회까지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섞으며 아주 안정적으로 잘 던졌다. 올 시즌 5회 까지 리드하고 있을 때 삼성은 2패 밖에 기록하지 않은 막강 불펜의 팀이라는 걸 고려해 봤을 때, 3회가 끝난 후 오늘의 경기는 끝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산 덕아웃에는 안감독님이 계셨던 것일까?
4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오재원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은 배영수는 김동주와 홍성흔을 각각 외야수 뜬공을 처리했지만 2루 주자가 1루씩 진루해 추가 실점했다. 무사 1,2루의 위기를 1점차로 수습하며 위기를 넘긴 듯 보이는 배영수. 더구나 다음 타자는 김현수나 김동주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과는 다른 의미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고제트 고영민. 이 뜬금포의 주인공은 뜬금없이 1타점 3루타를 치고 경기를 완전히 두산의 분위기로 돌려놓았다.
여기서 다시 되새겨보는 야구 격언들. '위기 뒤에 찬스', '점수 낼 때 못내면 위기가 찾아온다', '호수비한 선수를 조심해라', 그리고 해설이라기 보다는 만담에 가까운 이야기를 연발했던 하일성 사무총장의 '야구 모른다'(이건 아닌가? -_-;;;)
4회초에도 불붙은 타격을 보여주던 삼성은 선두타자 신명철(오늘 삼성이 승리했다면 오늘 게임의 MVP는 신명철이었다)이 중전안타로 1루에 나간 뒤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불꽃타를 선보였던 박한이. 박한이가 투수 키를 넘기는 완벽한 안타를 만들어낸 순간 2익수 고제트가 모자에서 프로펠러를 꺼내 붕 날아오르더니
팔을 늘려서 박한이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그리고는 더블 플레이.
이 고영민의 수비 하나가 한창 불이 붙기 시작하던 삼성 덕아웃에는 소방호수를 뿌렸고, 상대적으로 홍성흔을 제외하고는 상갓집 분위기였던 두산의 덕아웃에 휘발유를 부어줬다. 결국 그렇게 잘치던 다음 타자 조동찬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야구의 격언대로 바로 그 다음 공격에서 두산은 추격을 알리는 홍성흔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터진 고제트의 1타점 3루타, 얼굴은 전상렬 급인데 아직 군대도 안 다녀왔다는(이번 시즌 끝나고 입대 예정) 이대수의 적시타를 묶어 3:4로 따라가며 삼성은 이기고 있으면서도 지는 경기를, 두산은 지고 있으면서도 이기는 경기를 하게 되었다.
흔히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고 '미치는' 선수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 오늘 삼성에서 '미친' 선수는 신명철 이었고, 두산은 오재원, 이대수가 제대로 머리에 꽃을 꽂았지만 오재원, 이대수가 '미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은 4회초에 터진 고제트의 호수비였고, 결과적으로 삼성은 그 이후 한 점도 더 득점을 못했고, 두산은 5점을 더 쓸어담으며 플레이오프 1차전을 기분좋게 승리로 가져갔다. 여기에 육상부의 뜀박질이나 박진만의 수비 실책은 두산 승리를 위한 세레머니 정도랄까?
박진만 선수를 위한 변명: 박진만이 놓친 고영민의 타구는 배트가 부러지며 날아온 공이기에 타구 속도가 느리고 더구나 타자는 육상부의 부주장 고제트. 박진만 선수는 서두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공을 놓쳤다. 이건 당시 유격수가 박진만이니까 그렇게 신문에서 난리부르스를 추는 것이지 사실 타자를 고려해보면 많은 유격수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다. 어찌보면 고제트가 만들어낸 실수일지도. 그리고 그 후의 실수는? 어제 꿈자리가 사나웠나보지 뭐...
어쨌든 4회초 고영민의 호수비 하나가 양 팀의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켜 놓았고, 그렇기에 철벽 계투를 자랑하는 삼성 마운드가 힘 한 번 못써보고 물러났다. 자칫 재미없게 흐를 수도 있었던 경기를 재미있게 바꿔준 고영민 선수가 내가 뽑은 오늘의 MVP!!!
수비야 2익수로 불리며 2루 수비를 평정하고, 수비 능력 만큼은 박진만에 견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지만, 시즌 타율 2할6푼7리 라는 그의 이름 값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타율과 삼진왕(탈삼진왕이 아닌 삼진왕-_-이다), 그리고 '뜬금포'로 두산 팬들의 심장을 벌렁벌렁하게 하는, 공격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부침을 거듭하는 그의 페이스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두산의 승패가 그의 활약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0월 16일.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됐다.
양팀 선발투수는 배영수와 김선우. 한 때 선동렬 감독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두 선수지만, 인생이 어디 마음먹은대로 흘러가나? 그럼 난 벌써 에릭 슈미트가 되어있게?
잘나가던 과거를 뒤로하고 절치부심, 예전같은 강속구는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직 140km 후반대의 스피드를 찍으며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두 투수가 만났다. 그리고 바깥쪽 빠지는 공을 지독히도 안 잡아주는 김풍기 심판 덕분에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두 투수는 모두 채 4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고 말았다. 어차피 양 팀의 감독모두 이번 시리즈의 '선발투수는 가장 먼저 공을 던지는 투수일 뿐'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후 모두 선발급 투수가 중간계투로 뒤를 이었다.
결과는 같아보이지만 과정은 첨예하게 달랐고, 그것이 플레이오프 1차전의 승패를 결정했다.
먼저, 두산의 김선우. 김선우의 커터는 오늘 140km 초반을 찍으며 상당히 날카롭게 타자의 무릎에서 빠져나갔고, 낮게 제구되는 공은 묵직해 보이는 것이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지 못했던 걸까? 스트라이크를 선언해도 아무말 못할 것 같은 공들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김선우의 공은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고, 그 공들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부터 보여준 삼성 타자들의 짧게 끊어치는 스윙을 피하지 못하고 맞아나갔다. 결국 김선우는 김선우는 3회 선두 타자 신명철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박한이와 조동찬에게 각각 좌전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만루위기를 자초했고, 양준혁과 진갑용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떠났다. 그리고 김선우를 이어받아 마운드를 지킨 이혜천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김선우의 주자를 두 명 더 불러들여 김선우의 기록을 2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만들어주고 불을 껐다.
반면 삼성의 배영수는 3회까지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섞으며 아주 안정적으로 잘 던졌다. 올 시즌 5회 까지 리드하고 있을 때 삼성은 2패 밖에 기록하지 않은 막강 불펜의 팀이라는 걸 고려해 봤을 때, 3회가 끝난 후 오늘의 경기는 끝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산 덕아웃에는 안감독님이 계셨던 것일까?
4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오재원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은 배영수는 김동주와 홍성흔을 각각 외야수 뜬공을 처리했지만 2루 주자가 1루씩 진루해 추가 실점했다. 무사 1,2루의 위기를 1점차로 수습하며 위기를 넘긴 듯 보이는 배영수. 더구나 다음 타자는 김현수나 김동주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과는 다른 의미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고제트 고영민. 이 뜬금포의 주인공은 뜬금없이 1타점 3루타를 치고 경기를 완전히 두산의 분위기로 돌려놓았다.
여기서 다시 되새겨보는 야구 격언들. '위기 뒤에 찬스', '점수 낼 때 못내면 위기가 찾아온다', '호수비한 선수를 조심해라', 그리고 해설이라기 보다는 만담에 가까운 이야기를 연발했던 하일성 사무총장의 '야구 모른다'(이건 아닌가? -_-;;;)
4회초에도 불붙은 타격을 보여주던 삼성은 선두타자 신명철(오늘 삼성이 승리했다면 오늘 게임의 MVP는 신명철이었다)이 중전안타로 1루에 나간 뒤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불꽃타를 선보였던 박한이. 박한이가 투수 키를 넘기는 완벽한 안타를 만들어낸 순간 2익수 고제트가 모자에서 프로펠러를 꺼내 붕 날아오르더니
팔을 늘려서 박한이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그리고는 더블 플레이.
이 고영민의 수비 하나가 한창 불이 붙기 시작하던 삼성 덕아웃에는 소방호수를 뿌렸고, 상대적으로 홍성흔을 제외하고는 상갓집 분위기였던 두산의 덕아웃에 휘발유를 부어줬다. 결국 그렇게 잘치던 다음 타자 조동찬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야구의 격언대로 바로 그 다음 공격에서 두산은 추격을 알리는 홍성흔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터진 고제트의 1타점 3루타, 얼굴은 전상렬 급인데 아직 군대도 안 다녀왔다는(이번 시즌 끝나고 입대 예정) 이대수의 적시타를 묶어 3:4로 따라가며 삼성은 이기고 있으면서도 지는 경기를, 두산은 지고 있으면서도 이기는 경기를 하게 되었다.
흔히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고 '미치는' 선수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 오늘 삼성에서 '미친' 선수는 신명철 이었고, 두산은 오재원, 이대수가 제대로 머리에 꽃을 꽂았지만 오재원, 이대수가 '미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은 4회초에 터진 고제트의 호수비였고, 결과적으로 삼성은 그 이후 한 점도 더 득점을 못했고, 두산은 5점을 더 쓸어담으며 플레이오프 1차전을 기분좋게 승리로 가져갔다. 여기에 육상부의 뜀박질이나 박진만의 수비 실책은 두산 승리를 위한 세레머니 정도랄까?
박진만 선수를 위한 변명: 박진만이 놓친 고영민의 타구는 배트가 부러지며 날아온 공이기에 타구 속도가 느리고 더구나 타자는 육상부의 부주장 고제트. 박진만 선수는 서두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공을 놓쳤다. 이건 당시 유격수가 박진만이니까 그렇게 신문에서 난리부르스를 추는 것이지 사실 타자를 고려해보면 많은 유격수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다. 어찌보면 고제트가 만들어낸 실수일지도. 그리고 그 후의 실수는? 어제 꿈자리가 사나웠나보지 뭐...
어쨌든 4회초 고영민의 호수비 하나가 양 팀의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켜 놓았고, 그렇기에 철벽 계투를 자랑하는 삼성 마운드가 힘 한 번 못써보고 물러났다. 자칫 재미없게 흐를 수도 있었던 경기를 재미있게 바꿔준 고영민 선수가 내가 뽑은 오늘의 MVP!!!
'스뽀오츠 구락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PO 2차전: '닥치고 오승환' (0) | 2008/10/18 |
|---|---|
| 최준석의 추억 (0) | 2008/10/17 |
| PO 1차전의 보이지 않는 MVP 고제트 (4) | 2008/10/16 |
| 어느 미식축구 100주년 게임 관람기: Michigan U vs Ohio State U (5) | 2008/10/12 |
| 아... 최홍만 (0) | 2008/09/27 |
|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斷想 (1) | 2008/09/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