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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다리뻗고 주무셨어요?

이러시면 곤란해요 2008/10/10 07:02

논문 표절은 학자연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범죄행위이다. 미국에서 학위를 하고 있을 때, 같은 과 교수가 표절사건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그방 포닥이 교수가 던져주는 NIH  연구계획서에서 글을 따와서 연구계획서를 냈는데 그게 잡혔다고 했다. 그 후 정말 잘나가던 그 교수는 2년간 연구비 신청금지, 새로 학생 뽑기 금지 등 제재를 받았고, 이에 일부 불복해 진행된 재판은 6년을 끌었다. 내 지도교수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표절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열변을 토했었다.

 

그 일이 있었던 시절이 대략 15년 전 이고, 당시만 해도 표절을 잡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잡히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의심스러운 논문이 발견되면 누군가 그 논문에 달린 references를 열심히 검색을 하고 읽어보는 수 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그 때만 하더라도 인터넷이 그리 널리 쓰여졌던 시기가 아니었기에 논문 검색을 하려면 도서관에 가서 일일이 찾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절이 아니다. 구글 어스는 유력한 미 대통령 후보가 어떤 집에 사는지 사진으로 보여주고, 내가 집에서 나와 맥주사러 다녀오는 길에도 누군가의 CCTV에는 내가 찍히는 그런 시대가 됐다. 데이터베이스와 마이닝, 패턴 매칭 기법의 놀라운 발전은 인간 유전자 지도의 초안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기법은 정말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으며  '표절'된 무언가를 찾는 것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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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도 밝혔듯이 naturenews에 논문 표절을 잡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있다. 독일출장을 다녀온 후 시차 때문에 밤에 말똥말똥하게 있다가 그 사이트(deja vu라니... 이름 한 번 기가 막히게 지었다.)에서 'Korea'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 보았다.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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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이렇게 많은거야? 중복에 의한 표절에 해당하는  'DUPLICATE' 만 찾아보니 24개의 기록이 보인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논문을 터키 및 중국에서 베낀 것이 각각 한 편, 전혀 상관없는 논문이 또 한 편, 그리고 미국사람이 우리나라 잡지에 기고했던 자기표절 논문 한 편이 보이고 나머지 20 편이 우리나라 대학에서 나온 표절로 보인다.

 

레코드 하나를 클릭해서 보면 다음과 같다. 파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중복된 단어들이다. 논문을 전부 읽고 표절에 대한 촌평도 달아놓았다. 'Pure copy and paste'와 같이 어처구니 없는 논문도 있고 20건 모두 표절 판정을 받은 논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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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표절은 많다' 어느 나라고 표절을 하는 나쁜 과학자는 있다. 그러나 뒷처리가 다르다. 소위 선진국 일수록 표절하는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징벌이 따르고, 심한 경우 박사학위까지 박탈당하고 학계에서 쫒겨난다. '얀 헨드릭 쇤 스캔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지난 글에서 밝힌 Hak-Ryul Kim 이라는 사람은 한국생물과학협회 회장과 고려대학교 부총장을 거쳐 정년퇴임 후 극동정보대학 학장을 지냈으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정회원이다. 검색 중에 자주 이름을 보인(DUPLICATE 2건, DISTINCT 1건, VNVERIFIED 2건) C.H. Kim 이라는 사람도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 부교수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정회원이다. 또한 지난 2004년 과학의 날 유공자로 선발돼 정부로부터 과학기술포장을 받았다(관련기사 보기).

 

30대에 노벨상 유력 후보자에서 학위마저 박탈당한 신세로 전락한 얀 헨드릭 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학교는 없는 것인가?

 

2008/10/09 - [이러시면 곤란해요] - 잊을 만 하면 터지는 논문 표절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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