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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2 바꿈질 병에 걸리신 분들에게
  2. 2009/06/22 오디오 마니아 바이블

바꿈질 병에 걸리신 분들에게

가무 공작소 2009/07/12 17:39
얼마전 사무실에서 쓸 요량으로 장터에 구하는 물건이 있다고 올렸던 적이 있는데 제가 구하는 물건을 가진 분의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몇 번의 연락 끝에 그 분 댁까지 방문하게 되었죠. 그 분이 가지고 계신 물건은 입문자에겐 가격대비 성능비의 관점에서(과연 누가 맥킨토시 앰프를 입문자용 앰프라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최고의 매칭을 보여주는 그런 물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니 외양은 멀쩡하지만 '속병이 든' 그런 물건이었죠.

맥킨토시 앰프를 사용하는 분 중에서는 단지 그 소리만을 원하서 맥킨토시 앰프를 쓰는 분은 얼마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왜냐면 맥킨토시 앰프가 내 주는 소리를 다른 앰프에서 찾는다면 맥킨토시 앰프의 6~70%의 가격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앰프가 가지지 못한 그 무언가, 흔히 하는 말로 '뽀대'에서 '먹어주는' 면이 있기에 많은 분들이(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맥킨토시 앰프를 찾고 계시죠. 특히 레벨메터의 푸른 빛은 한 번 보면 도저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아우라가 있습니다. MC 40 모노 블럭이나 MC 240, MC 275 같은 스테레오 진공관 앰프의 붉그스레한 불빛 또한 말할 필요도 없죠. 제게 연락을 하신 분께서 가지고 계신 앰프는 전구가 몇 개 나가고 스피커는 어테뉴에이터의 상태가 좋지 않은, 더구나 유닛 끝에 본드 자국이 남아있는 그런 물건이었습니다(이럴 경우에는 유닛을 교체했을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쉽게 말해 겉보기엔 A급이지만 속을 보면 C급인 그런 물건이었죠.

상태 좋은 물건을 가지고 계시다는 말을 듣고 차를 타고 1시간을 넘게 달려 갔는데 그런 물건을 봤을 때의 기분은 거의 사기당한 기분이 듭니다. 언짢은 기분으로 그 물건들을 얼마주고 사셨냐고 물어보니 말도 안되는 가격을 주고 샀다고 하시더군요. 혹시나 해서 오디오 하신지 얼마나 되셨냐고 물어보니 그 물건이 자신의 입문기라고 합니다. 아! 그제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됐습니다. 쉽게말해 이 분은 '눈탱이를 심하게 맞은' 그런 분이셨습니다. 오디오쟁이의 용어로는 '수업료를 빡세게 낸' 경우가 되겠죠. 그러시면서 요즘 와싸다에 상주하고 있는데 사람들의 뽐뿌질에 다른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서 내놨다고 하시더군요.

결국 한 시간을 넘게 달려간 곳에서 생전 처음 봰 그 분에게 그 오디오를 당분간은 팔지 말고 계속 들으시라고 했습니다. 왜냐면 그 분은 아직 '자기의 소리'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나쁜 마음 먹고 이건 상태가 이렇고 저건 상태가 이러니 이 가격에 사겠다. 어디가도 이 가격 이상은 못 받을꺼다라고 한다면 좋은 앰프와 스피커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었겠지만(다행히도 그 분이 소장하고 계신 기기의 상태는 수리가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소리를 들어보니 출력석이 바뀐 것도 아니었고 해서 저렴하게 구입해서 수리를 해도 시세보다는 조금 싸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왠지 이제 오디오에 입문한 분에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더군요. 그 몇 십 만원의 차액 때문에 양심을 팔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었고요.

결국 구입하러 가서 약간의 튜닝과 조언을 해드리고 빈 손으로 왔습니다. 얼마 전에도 그 분께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무슨 앰프가 장터에 나왔는데 혹시 그 앰프의 소리를 아냐는 문의였죠. 다행히도 제가 들어본 앰프라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조언을 해드렸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앰프를 그 가격에 사는건 좀 아닌 것 같다, 더구나 지금 듣는 음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앰프다라고 말씀을 해드렸더니 고마워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그 분께 정 바꾸고 싶으면 6개월 후에 바꾸라고 조언을 해 드렸습니다. 그 분에게 있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죠.

1. 자기 앰프의 소리를,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모른다.
제가 간단히 튜닝을 해드리면서 같은 노래를 들려드렸더니 자신의 앰프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 줄 몰랐다고 하시더군요. 아직 자신의 앰프의 소리도 모르면서 다른 소리를 듣고싶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 입니다. 돈이 아주 많다면 몰라도 계속 그렇게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음악을 들을 필요는 없죠. 더구나 앰프가 바뀌면 스피커도 바꾸게 되고 그러다보면 내가 원하는 장르가 아닌 앰프와 스피커가 원하는 장르의 음악을 듣게 됩니다. 재즈를 듣는 분이 하베스 스피커 얘기를 계속 꺼내면 대략 난감해지죠. 결국 하베스 스피커가 원하는 음악을 듣게 되다 못참고 다시 원래의 앰프를 찾게 되죠. 괜히 중복투자를 하게 되는 셈입니다.

2. 처음부터 너무 좋은 기기로 입문을 했다.
그 분이 가지고 계신 기기는 MA6200 앰프에 JBL L-112 스피커 였습니다. 150만원 이하의 앰프와 스피커 조합에서 재즈 음악을 듣기엔 넘사벽 최강의 조합이죠(하지만 클래식에는 정말 영 아닌 소리를 들려줍니다). 하지만 자신의 소리를 모르니 그 소리가 좋은 소리인 줄 모르고 호기심에 계속 앰프를 바꾸고자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분이 6개월 후에도 - 그 동안 자신의 귀를 많이 훈련했다는 가정하에 - 그 앰프를 바꾸고 싶을 지는 의문이죠.

오디오쟁이들이 하는 말 중에 '바꿈질을 하지 않으면 오디오쟁이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느정도 훈련된 사람들 사이에서나 통하는 말입니다. 갓 입문한 초보자들에겐 가당치도 않은 말이죠. 그 분이 이 사실을 빨리 깨닫길 바라는 마음에, 또 오늘도 오디오 바꿈질의 열망에 와싸다에 상주하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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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마니아 바이블

What the book? 2009/06/22 15:4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디오 마니아 바이블'이란 제목의 책의 부제가 '오디오 마니아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책' 이라니...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라는 심정으로 겉표지를 열었습니다. 근데 이게 왠걸? 오디오 마니아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책이라는 부제와는 다르게 온 책이 뽐뿌의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JBL 스피커와 맥킨토시 앰프에 대한 뽐뿌는 와싸다에 물건이 올라왔을 때 '이걸 질러야 돼? 말아야 돼?' 하는 고민의 강도를 10배 쯤 높여줍니다. 특히 한동안 잊고 살았던 맥킨토시의 녹색 불빛과 파란 레벨 메터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JBL 4343의 푸른색(실제로 파란색은 아니지만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색입니다) 인클로져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게 해주는 책이죠.

이 책은 서민(!)이 누릴 수 있는 가장 럭셔리한 취미인 오디오에 관한 책으로 저자의 다양한 경험이 담겨져 있습니다. 수십년에 걸친 바꿈질로 터득한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으로 오디오파일들이 읽으면 공감할 내용들이 무척 많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책에서 언급하는 스피커나 앰프들이 어느 정도 빈티지 급의 물건들이라 요즘 물건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Cambridge Audio사의 앰프들이나(대표적으로 840A)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앰프 회사인 Audio Analogue 사의 제품들은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또한 오디오파일들 사이에 광풍처럼 불고 있는 PC-Fi 시스템에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DAC(Digital/Analog Conveter)에 관한 내용도 전혀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가형 DAC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수록하지 못한 듯 합니다.

실제로 음악을 들을 때에는 음색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인 스피커역시 저자의 음악적 취향(이 책에서 저자는 락음악에서 시작하여 헤비메탈, 요즘은 재즈를 주로 듣는다고 하더군요)이 짙게 배여 있어서 JBL 스피커에 대해서는 참 많은 지면을 할애한 반면, 우리나라 오디오파일들이 즐겨듣는 클래식 음악에 어울리는(저도 이쪽은 잘 안들어서 모르겠지만 어울린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B&W, Tannoy 계통의 스피커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이 책을 권해줄만한 분들:
- '한 100만원 정도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면 뭘 사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오디오 입문자들
- 신형 MC 275 파워 앰프에  C 30 프리앰프, 그리고 그 시스템에 JBL L-65 스피커(BOSE도 상관없습니다)를 물린 다음에 말러 교향곡 3번 정도를 들으면서 '아 소리 좋구나' 하시는 분들
- 예쁜 모양에 오디오 아날로그 사의 푸치니 세탄타나 베르디 세탄타를 구입한 후 메탈리카를 듣는 분들(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 남편이 돈만 생기면 30년도 넘은,  게다가 예쁘지도 않은 중고 '전축'을 사느라 흰머리가 많이 생기시는 부인들
- '와싸다'나 '실용오디오'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
- JBL, Mcintosh 매니아들

이 책이 필요없는 분들:
- 와싸다와 실용오디오가 북마크 되어있는 분들

이 책을 권하면 욕먹을만한 분들:
- 탄노이, B&W 매니아


술도 안마시고, 계집질도 안하며, 화투도 안치는 남자를 패가망신 시킬 수 있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자동차, 오디오, 카메라. 그 중에서도 오디오는 가장 손쉽게(자동차는 운전이라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카메라는 사진 찍는 기술도 배워야 하지만 오디오는 듣는 귀만 있으면 됩니다) 사람을 폐인으로 만듭니다. 창 밖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밤, 불꺼진 방안에서 MC 240 + C 22(구형) + JBL 4343의 시스템으로 Billie Holiday의 I'm a fool to want you 같은 곡이라도 듣게 된다면, 거기에 '시라시 잘된' 하이네켄이나 메독 한 잔을 곁들인다면 그 사람은 이미 폐인행 1등석을 예약한 겁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폐인행 1등석의 안내서적 같은 책입니다. 부디 즐음하시길~~~ 흐흐흐 (뭐냐? 이 음흉한 웃음소리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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